카레클린트를 처음 알게 된 게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기존 쓰던 가구가 질려 막연하게 가구 바꾸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검색하다 결이 곱고 나무색이 인상적이었던 브랜드로 기억만 하고 있었어요.

결혼 6년차, 전세집살이 6년차다 보니 가구를 쉽게 바꿀 수가 없었거든요.

그러다 이번 가을에 10월 둘째 출산을 앞두고 혼자 누릴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충분히 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선 영화도 보고 커피도 마시러 다녔었지요.

출산휴가를 들어오고 한가로운 평일 오전에 '뷰티인사이드'를 봤어요.

영화를 고를 땐 그저 잔잔한 영화가 보고 싶어서였는데 알고 보니 거기 나오던 가구가 카레클린트더라구요.

마침 12월 새 아파트 이사도 앞뒀겠다 카레클린트 가구를 사고 싶던 제 마음에 불이 붙었습니다 : P

결혼하면서 산 6년밖에(?) 안 된 가구를 몽땅 바꾼다는 건 제 스스로도 마음 먹기 힘들지만 신랑 눈치도 무척 보이는 일이더군요.

신혼이 아니면 누릴 수 없다며 화이트톤으로 샀던 가구들을 다 처분했어요.

신랑 눈치를 엄청엄청 받아가면서요.

카레클린트 가구 구입 전 가구를 직접 보긴 봐야 하는데 그나마 가까운 곳인 김해에 있던 매장이 철수를 했더군요.

그래서 신랑을 꼬시고 꼬셔 첫째를 데리고 나들이 삼아 대구백화점 매장에 가구를 직접 보러 갔습니다.

신관과 본관이 연결되어있는 복도를 지나가는데 마치 미술관처럼 디피되어있는 의자를 보고 제 마음도 같이 설레더군요.

그 전부터 홈페이지를 자주 보고 블로그 후기도 읽어보고 대충 마음을 정하고 가서였는지 직접 가구를 보니 더 마음이 확고해지더라구요.

시큰둥해 마지못해 따라나섰던 신랑도 적극적이진 않았지만 괜찮은 것 같다며 알아서 결정하라고 결정권을 저에게 주었어요.

그래서 새로 입주한 저희의 첫 집에 오게 된 쇼파입니다 :)

색상은 뭐 주저할 것 없이 딤그레이로 정했어요.

3살, 1살 아이가 있어 패브릭으로 할 것인지 가죽으로 할 것인지 고민을 잠시 하기는 했지만 원목과 패브릭의 조화가 주는 아늑함을 생각하니 금방 답이 나왔어요.

아직 입주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 마음에 드는 러그를 사지 못 해 거실이 좀 휑하네요.

원목, 그리고 그레이

옆에 있는 차콜색상의 블록테이블과도 잘 어울리지만

베이지 색상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아 러그는 베이지 계통으로 사 볼까 생각중이에요.

요즘 기저귀를 떼는 연습중인 3살 아들이 쇼파 위에서 놀다가 그만 실수를 했는데 당황하지 않고 마른 수건으로 싹 닦아내니 말끔히 닦였어요.

생활방수가 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벨기에산 패브릭 고유의 느낌이 고급스럽습니다.

매장에서 실제로 국산 패브릭과 벨기에산 패브릭 원단 샘플을 비교해봤는데 느낌 차이가 많이 났어요.

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 착석감(?)

이전 쇼파는 그냥 처음 푹신한 느낌이 좋다 생각하고 사서 정말 후회 많이 했던 터라 아무리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도 앉아보고 편하지 않으면 사지 않겠다는 생각이었거든요.

딱 처음 앉으니 적당한 단단함과 포근함.

'적당'이라는 말이 나타내는 바가 참 애매하긴 하지만 그저 푹신하지만도 않고 딱딱하지 않은 단단함과 포근함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네요.

패브릭 쇼파 산다는 말에 '난 반대!'를 외치던 친정엄마도 한 번 앉아보시곤 참 편하다하셨어요.

러그 깔고 나서 반짝반짝 불 들어오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아늑한 거실 분위기를 올리고 싶었지만 아쉬운 대로 후기 남겨봅니다.

+ 아, 대구백화점 매장 직원분과 배송기사님들 엄청 친절하셨어요.